Loading

Elvis Style in Seoul

검색
2010. 3. 2. 16:00 – 엘비스

내 이름이 어딜가도 똑같은 이유.

외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여기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다들 외국 이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안녕하세요 앤디 킴이예요, 제시카 박이예요, 수잔 정이예요, 바비 양이예요, 크리스 리입니다."

물론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한다거나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업무를 하는 직업의 경우라면
저런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당장에 내 주치의 이름이 "팟퐁 샬뤡키마 탄투라(??)" 인것 보다는 "제임스 T." 이면 외우기가 편하지 않은가?
아니면 시민권자의 경우에는 출신국가가 어디든지 현재는 외국인인 관계로 그 나라 이름을 쓰는것도 나쁘진 않다.

문제는 그 외의 평범한 유학생이라든지 회사원들의 경우이다.
회사에서 회계업무를 하는 "김동혁(가명)"씨는 여기서 이름이 "대니얼 킴"이며
밴쿠버에 어학연수를 하러 온 "민서영(가명)"양은 학원에서는 "제니퍼"로 불리고 있다.

근데 굳이 그렇게 이름을 바꿔야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김동혁 : 외국인들이 내 이름을 "통혀크"라고 부르는게 싫어요.
민서영 : 제니퍼라고 해야 왠지 이 사회에 어울리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도 외국인들이 자기 이름을 통혀크라고 부르는게
대니얼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훨씬 본인 이름에 가깝지 않을까?
제니퍼는 이 사회에 어울리고 민서영은 외국에 필요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스스로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재밌는거 한가지 더 보자면 선진국에서 온 사람들은 보통 자기 이름을 바꾸지 않는 편이다.
프랑스에서 온 줄리앙씨가 미국에서는 제임스로 이름을 바꾸지 않는다.
독일에서 온 바우어씨는 미국에서 여전히 바우어로 생활한다.
그 사람들은 그래도 어느정도 영문권 문화인 관계로 이름을 안 바꿔도 무방하지 않느냐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근데 전혀 상관없는 일본인들 역시 시민권자가 아닌 이상은 모두 다 Keiko, Tanaka, Yoshimura, Kazu ...등등
일본 이름을 끝까지 고수한다. 실례로 여기서 본 일본인중 시민권자가 아닌 이상 미국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일본 이름이야 세계 어디서나 발음하기가 쉬워서 그런 거일수도 있다고 가정을 하자.
그렇다면 김민주 같은 이름은 굳이 왜 미국이름을 가져야 하는걸까?
Minju가 Heihachi보다는 훨씬 쉬운 이름 일텐데 말이다.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결과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보인다.
굳이 어려운 이름이 아닌 경우 혹은 이름이 바뀌지 않을 경우 어떤 불이익이 오지 않는한은
여러분들도 자기 이름을 유지하기를 권장하는게 좋지 않을까..?
오히려 이름 미국식으로 바뀌면 중국사람으로 착각해서 그게 더 안 좋은 것 같다.

그런 저런 이유로 나는 2002년 외국에 어학연수를 왔을때부터 지금까지 내 이름은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그대로이다.
난 한국인임을 숨기고 싶지도 않고 이름을 바꿀 이유도 딱히 못 찾았으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