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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vis Style in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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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0. 27. 19:35 – 엘비스

오디오 앰프리뷰

새로운 인티 앰프, Audio guy 'imperial' (오디오 평론가 쓰메끼리 무사시미)

역시 오디오는 비쥬얼 엑스터시를 고려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우선 점수를 주고 싶다. 마치 중세 유럽의 귀족들의 보석함을 보는 듯 크롬 도금된 새시처리와 순금을 사용한 셀렉터 버튼에서 느껴지는 노블한 감각, 천연 다이어몬드가 붙어 있는 로고는 다소 터프한 이미지로 다가왔던 이 회사의 평소 이미지를 일시에 뒤집는 임페리얼한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혹자는 천연 다이어몬드를 한낱 장식에 사용한 것에 대해서 일종의 거부감을 느낄지 모르나 이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의 다름 아니다. 사람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오디오에 있어서 작은 장식 하나도 깊은 음악의 영혼과 교류하는, 물질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보는 위치에 따라 변하는 빛의 일루젼은 음악을 듣기도 전에 이미 이 앰프가 내는 소리가 들리는듯 한데 먼저 오래된 녹음인 루빈스타인이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폅주곡 1번을 걸어 본다.

역시 외관에서 오는 이미지가 절묘하게 음악과 어우러진다. 젊은 날 쇼팽의 로맨틱한 마음이 피아노 터치 하나하나가 양 스피커 사이에 물기를 머금은 듯 맑은 봄햇살처럼 반짝이는데 절로 첫사랑이었던 여인의 길쑴한 뒷 목선이 눈앞에 떠오른다.

어딘지 쓸쓸해 보였어도 기품이 느껴지는 여인의 슬픈 목선처럼, 혹은 모딜리아니의 그림에서처럼 푸른 눈을 한 목이 긴 여인이 눈물이 고인 채 바라보는 듯 실로 오디오를 뛰어 넘어 사람의 영혼을 터치해 오는 묘사력이 탁월하다.

이번에는 헨릭 쉐링의 바하의 무반주 바이얼린 소나타를 얹어 본다.

얼핏 음상이 가냘프고 스케일이 약간 작은 듯 한데 이는 섬세하고 촘촘히 짜여진 고급 이태리제 실크의 감촉이라고할까? 무겁거나 둔중한, 혹은 습기를 먹은 눅눅한 그런 느낌이 아니라지중해의 짙푸르름이 절로 가슴을 상쾌하게 해 주는 그런 따스함과 소프트함, 바로 그것이다.

샤콘느에서는너무 맑아서 영혼 저 깊은 언저리에 푸른 그림자가 일렁이는 듯 바하의 마음이 슬몃 들여다 보는 것 같다.바이얼린 특유의 풍부하되 말쑥한 배음은 이 앰프 최대의 장점이리라.

보우잉하는 활에서 파스스...으스러지는 송진가루며, E현의 높은 음이 울리면서 나오는 피치에서 섬짓한 전율을 불러일으킬 만큼 사실적이면서도 그 가는 현 주위로 풍성하게 어우러지는 배음의 묘사력은 차라리 충격이었다.

(중략)
자!, 이제 우리의 선택만 남았다.
인티앰프로서는 파격적일만큼 고가이면서 천연다이어를 사용한 이 과감한
이 앰프가 보여주는 카드는 다 봤다. 마지막 한 장의 카드를 마저 보기 위해 공짜는 없듯이 우리에게 상당한 지출을 요구하는 이 오만한 앰프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달려 있다.

역시 오디오에도 공짜는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아무나 히든카드를 볼 수 없다.
이제 누가 이 오만한 앰프의 부름에 콜을 할 것인가?

(하이엔드 전문 오디오 평론가 쓰메끼리 무사시미)

 

 

이름부터 쓰메끼리 무사시미라는데서 피식 웃어 버렸습니다.

각종 오디오파일 리뷰들을 섭렵해왔지만...

 

 

너무 맑아서 영혼 저 깊은 언저리에 푸른 그림자가 일렁이는 듯

바하의 마음이 슬몃 들여다 보는 것 같은 소리는 도대체 무슨 소리란 말입니까?

 

간만에 제대로 웃어버렸습니다. ^^